제455화
서아라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지만 눈빛은 냉랭하게 얼어있었다.
‘Z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사건 전까지만 해도 하루빨리 떠나길 바라던 그녀였지만 지금의 마음은 더 이상 그렇지 않았다.
서아라의 눈빛은 살짝 흔들렸고 그녀는 휴대전화를 들어 짧은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차건우는 아주 늦게야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밀려왔다. 서아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됐어?”
“여전히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어.”
차건우의 눈빛은 무거웠다.
서아라는 이미 예상한 결과라 실망감은 크지 않았다. 그녀가 이 사건에 집착하는 이유가 단순히 차건우를 믿게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으니까.
“과연 심은우는 입을 열 수 있을까?”
차건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알 수 없어. 아직은 완전히 부인하고 있으니.”
솔직히 심은우는 의지가 강한 편이 아니었다. 황민재 방법을 동원하자 그는 울며불며 존엄마저 버린 채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오직 서아라 납치 사건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서아라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며칠간의 휴식으로 서아라의 상태는 눈에 띄게 나아져 더는 차건우가 밥을 먹여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 여전히 쉽게 피로를 느꼈다. 점심을 먹은 뒤 그녀는 잠이 쏟아졌다.
“잠시 잘게.”
“그래.”
희미하게 들려오는 말다툼 소리에 서아라는 잠에서 깨어났다.
병실은 고요했기에 복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건우 씨, 왜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려는 거예요?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요? 서아라 씨 몸도 다 나은 것도 아닌데.”
“Z국의 의료 기술이 여기보다 나을 거예요.”
“서아라 씨는 그냥 몸살 기운일 뿐이잖아요. T국이 그 정도 병 하나 못 고칠 리가 없지 않나요?”
“천아연 씨 목소리 좀 낮춰 주세요. 아라가 자고 있어요.”
“건우 씨 저한테 이럴 수 있나요? 며칠 전만 해도 저한테 이런 태도가 아니었잖아요.”
서아라는 침대에서 살며시 몸을 일으켜 앉았다. 벽시계를 보니 겨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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