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4화
서아라는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남자의 깊고 어두운 눈을 마주했다.
“차건우, 우리 이혼해.”
순간 주위가 쥐 죽은 듯 고요해지더니 한참 후 차건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라야, 언제 귀국하고 싶어?”
서아라는 미간을 찌푸린 채 차분하고 여유로운 남자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쪽만 동의하면 나는 언제든지 돌아가도 상관없어. 병을 치료하는 건 어디서든 똑같으니까.”
예전엔 그녀가 이혼을 언급하면 차건우의 얼굴에 분노가 스쳤는데 오늘은 유난히 평온했다.
서아라는 무척 의외라고 생각했다.
‘차건우가 마음을 바꾼 걸까?’
“심은우 일은 내가 빨리 처리할게.”
차건우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은 눈빛으로 덤덤하게 말했다.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난 뒤에 같이 돌아가자.”
“돌아가면 나와 이혼할 거야?”
남자는 가만히 서아라를 바라보았다.
“아라야, 실컷 화를 내고 떼를 써도 되지만 이혼은 내가 이미 분명하게 말했어.”
서아라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려고 애썼다.
“차건우, 나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나도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
비록 이런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서아라는 그래도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며 눈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 당신이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이혼을 원하지 않아? 대체 왜? 천아연 곁을 지키느라 내가 납치당하고 고열에 시달리는 것조차 몰랐으면서.”
차건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이 일은 그의 잘못이 맞았기에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서아라는 입꼬리를 올렸다.
“설령 내가 정말로 당신 붙잡기 위해 수작을 부렸어도... 다음날 한밤중에야 돌아왔잖아. 내가 당신만 기다렸으면 아마 고열에 시달리다가 미쳐버렸을 거야. 아니면 이미 내가 미쳐버려서 당신이 날 그렇게 대했어도 여전히 당신과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혼 말고 다른 건 다 들어줄 수 있어.”
서아라는 남자의 검게 빛나는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천아연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