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3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서아라는 잠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부드러운 베개에 기대어 앉아 불쑥 이렇게 물었다.
“천아연을 이렇게 차갑게 대해도 괜찮은 거야?”
차건우가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원했던 거 아니었어?”
서아라가 웃으며 말했다.
“차건우, 이제야 알겠어... 당신은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니야.”
“무슨 말이야?”
“봐, 너무 잘 알잖아. 내가 뭘 싫어하고 누구를 보기 싫어하는지. 지금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모습만 보여주잖아. 그런데...”
서아라의 눈동자엔 어떠한 감정도 보아낼 수 없었다.
“내가 없는 곳에선 보기 싫어하는 행동만 해.”
서아라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내 앞에서는 저 여자를 좋아하지 않고 결혼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저 여자에게 사과를 깎아 주고 옷을 입혀 주잖아. 내가 그런 행동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 왜 하는 거야?”
차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지?”
서아라는 가볍게 웃으며 물처럼 고요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은 당신도 저 여자를 그렇게까지 싫어하는 건 아니야. 그렇지? 사람은 싫지 않은 상대에게 어느 정도 마음의 여지를 남겨두니까. 정말 도저히 떠날 방법이 없어서 우리가 T국에 남아있는 거야? 그렇다면 지금은 왜 가도 되는데? 차건우,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 봐. 정말 천아연에게 조금의 호감도 없어?”
차건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다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없어.”
“호감도 없는데 왜 그렇게 신경 써?”
서아라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때로는 사람이 자신의 진짜 감정을 깨닫지 못할 때가 있어. 그걸 알려줄 다른 사람이나 외부 자극이 필요하지...”
차건우가 갑자기 그녀의 말을 끊으며 차갑게 말했다.
“말했잖아, 없다고.”
서아라는 놀란 눈으로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스치더니 여자의 눈을 응시하며 분명하게 말했다.
“내가 정말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면 너를 내 곁에 두지 않을 거야. 그때는 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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