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8화

서아라는 목소리를 낮추고 표정도 누그러뜨리며 날카로움을 감췄다. “나는 진짜 서아라가 아니야. 그러니 당신은 내게 빚진 것도 없고, 어떤 보상도 해줄 필요 없어. 정말 나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면... 나랑 이혼해. 태성 그룹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 당신에겐 도움이 될 아내가 필요해. 그리고 난 지금 서씨 가문 상황으로 봐선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거야. 오히려...” 서아라가 한층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이 생기면 오히려 당신이 우리 서씨 가문의 뒷수습을 해야 할 거야. 얼마 전 일만 봐도 그렇잖아. 박씨 가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가려고 하니 당신이 가든 안 가든 눈엣가시로 여길 거야. 존재 자체가 그들에겐 위협이니까. 어떻게든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겠지.” 서아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Z국에서는 당신을 건드릴 수 없으니 타깃을 서씨 가문으로 바꾸겠지. 아빠는 곧 자리에서 물러나고 엄마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데... 솔직히 우리 서씨 가문은 더 이상 버틸 기력이 없어. 차건우, 천아연은 당신을 정말 좋아해. 내가 봐도 진심인 게 느껴져. 성격이나 집안, 뭘 봐도 당신과 잘 어울려. 내가 주는 건 그 여자도 다 줄 수 있고 심지어 나보다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어.” 서아라가 잠시 멈칫했다. “나보다 어리니까 한창 사랑에 매진하면서 더 정성을 쏟을 거야. 당신에겐 나보단 그 여자가 더 잘 어울려.” 해가 서쪽으로 저물어가며 태양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자 방 안의 빛도 점점 어두워졌다. 서아라는 눈앞에 있는 남자의 표정을 더욱 알아볼 수 없었다. “차건우, 우리 이혼하는 게 어때?” 침묵이 감돌자 어두운 방 안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졌다. 서아라의 마음도 덩달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서로 얼굴을 붉히며 등 돌리는 게 아닌 원만한 이별을 원했다. 가끔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차건우가 그녀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왜 꼭 그녀여야만 하는지. 아쉬울 게 없는 남자였고 쉽게 손을 놓기 어려울 정도로 서아라에게 정성을 쏟은 것도 아니었다. 차건우는 아주 오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