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차건우의 눈동자는 밤하늘처럼 깊고 어두웠다. 그는 예전처럼 서아라가 거짓말을 한다고 단정 짓지 않았다. 대신 곁에 서 있던 김다정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김 비서님, 사실인가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술렁임에 김다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서아라가 차건우의 아내였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이제 보니 서아라가 대진 그룹에 ‘낙하산’처럼 들어온 게 정윤혁이 아닌 차건우의 힘 때문이었다면 모든 게 설명이 됐다.
그 순간 김다정의 눈에 비친 서아라는 더욱 얄밉고 거슬리는 존재로 보였다.
속에서 질투가 들끓었고 당장이라도 서아라를 망신 주고 싶은 충동이 치밀었다.
하지만 그 순간의 분풀이가 결국 어떤 대가로 돌아올지 너무도 잘 알았기에 끝내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맞습니다. 서아라 씨는 이번 대진 그룹 프로젝트의 새 책임자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회의실은 일제히 숨을 삼키는 소리로 가득 찼다.
‘말도 안 돼... 서아라는 무능한 여자라고 소문이 났잖아. 그런데 대진 그룹 프로젝트 책임자라고?’
‘차 대표 아내라는 건 알았지만 어떻게 대진 그룹이랑 연결될 수가 있지?’
‘설마... 차건우가 손 쓴 거 아냐?’
회의실 안에 앉아 있는 대부분은 김다정과 같은 생각이었다. 서아라가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올랐을 리 없다고 당연히 누군가 뒤에서 밀어줬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서아라는 그런 시선 하나하나를 눈에 담았다. 하지만 그 어떤 불쾌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
세상은 원래 그런 법이라는 걸 서아라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여자는 조금만 뛰어나도 괜히 잘난 척한다고 손가락질받기 쉽고 능력이 부족하면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조롱이 따라붙기 마련이었다.
마치 여자는 태생부터 무능한 존재인 것처럼 세상의 시선은 언제나 차갑고 오만했다.
이런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방법은 단 하나, 실력으로 그 오만한 얼굴에 제대로 한 방 먹이는 것뿐이었다.
윤수아는 서아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노려보다가 입을 열려 했지만 하지민이 잽싸게 눈짓으로 막아섰다.
하지민은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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