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서아라는 담담히 말했다.
“물고 늘어지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여자야. 위로 올라가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이니까.”
차건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민이는 그런 사람 아니야.”
서아라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민 이야기만 나오면 차건우는 마치 사람이 바뀌는 듯했다.
그러나 주성진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하지민을 믿고 감싸는 모습은 서아라의 가슴속에 불쾌한 감정을 가득 채워 넣었다.
더는 하지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진 서아라는 고개를 돌려 그냥 자리를 떠났다.
...
대진 그룹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김다정은 쉬지 않고 서아라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서아라 씨, 오늘처럼 손님 입장에서 가장 늦게 도착해서 전 직원이 기다리게 만든 건 정말 예의 없는 행동이에요. 차 대표님의 아내라는 건 알지만 일은 일이에요. 사적인 관계랑은 분리해서 봐야죠. 오늘은 대진 그룹을 대표해서 간 자리였잖아요. 그런데 오늘 서아라 씨가 보인 태도는 우리 대진 그룹 얼굴에 먹칠한 거나 다름없어요. 우리는 태성 그룹에 일하러 간 거지 연애하러 간 거 아니잖아요? 다음에도 그렇게 불순한 마음으로 움직이실 거라면 태성 쪽 일정은 아예 맡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차 안은 한순간 싸늘한 정적에 잠겼다. 그 침묵을 깨듯 서아라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지호 씨, 제가 누구죠?”
운전석에 있던 이지호는 살짝 당황한 듯 이마의 땀을 훔쳤다.
대진 그룹 같은 대기업에서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보통 운전기사는 아닐 터였다.
눈치가 빠른 그는 금세 서아라의 뜻을 알아채고 조심스레 말했다.
“대진 그룹 지사의 대표님이십니다.”
서아라가 다시 물었다.
“그럼 김다정 씨는요?”
“김다정 씨는 대표님의 비서입니다.”
서아라는 이번엔 이지호가 아닌 김다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김 비서는 무슨 자격으로 나를 훈계하고 지적하는 거죠?”
그제야 김다정도 눈치를 챘는지 얼굴빛이 살짝 굳어졌다.
“서아라 씨가 이제 막 부임한 지 얼마 안 돼서, 업무 파악이 부족할까 봐 제가 그저 조언드린 겁니다.”
서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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