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태성 그룹.
황민재는 조사해 온 모든 자료를 차건우에게 건넸다.
“대표님, 이게 사모님 관련 전부 자료입니다.”
차건우는 서류 몇 장을 넘겨보다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이게 전부야?”
“네... 그렇습니다.”
황민재는 조심스럽게 대답하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이 정도면 꽤 많은 건데...’
서아라는 세계 상위 3위 안에 드는 명문대 출신이었다. 학업 성적이 워낙 뛰어나 학창 시절 내내 줄곧 조기 진급을 했고 열여덟 살에 대진 그룹에 입사해 가장 말단 직원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입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를 따내며 승진의 기회를 잡았다. 그 뒤로는 눈부신 실적이 줄줄이 이어졌다.
차건우는 자료를 꼼꼼히 읽으며 눈빛을 점점 깊게 가라앉혔다. 이만큼 뛰어난 결과물이라면 짧은 시간 내에 고위 임원 자리에 오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료에 나열된 프로젝트 성과들은 하나같이 탁월했다.
지사장 자리는 물론이고 본사 부사장 자리까지도 경쟁할 만한 자격이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이력이 비어 있었다. 그녀가 차건우와 결혼했기 때문이다.
차건우는 서아라의 가족관계란 항목을 훑어보며 시선을 잠시 멈췄다.
“가족사항은 이것뿐이야?”
황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아라 씨의 부모님과 오빠분만 간략히 조사했습니다. 세 분 모두 현재 해외에 계시고... 서아라 씨도 S시에서 자란 게 아니라서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이것뿐이었습니다...”
황민재는 문득 의아해졌다.
‘늘 사모님한텐 관심도 없던 대표님이, 갑자기 왜 사모님 자료를 조사하려는 거지?’
차건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을 이었다.
“됐어, 나가봐.”
황민재는 곧장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섰다.
며칠 전 김다정을 단단히 혼낸 덕분일까. 그 후로는 그녀도 얌전하게 일을 처리하며 서아라에게 다시는 함부로 표정을 구기거나 불편한 티를 내지 않았다.
서아라는 눈앞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오후 일정을 확인하던 중 이마를 짚었다. 또 두통이 밀려왔다.
정윤혁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