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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맑고도 청아한 목소리가 차건우보다 먼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말투는 느긋하면서도 또렷했고 발음은 마치 전문 아나운서처럼 정확해 듣는 이에게 묘한 편안함을 주었다. 하지민의 얼굴엔 원래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눈빛 속엔 점점 놀라움이 번져갔다. C국 언어는 소수만 사용하는 언어였고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걸 알기에 과감하게 서아라의 파일을 바꿔치기했다. 설사 나중에 서아라가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역량 부족’이라는 낙인은 이미 찍혀버리고 그녀의 평판도 바닥을 치게 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설마 서아라가 C국 언어를 할 줄 알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계획안을 또렷하게 끝까지 소개한 서아라는 조용히 주위를 둘러본 뒤, 차분히 입을 열었다. “이 계획안에 대해 다른 의견 있으신가요?” 사람들이 서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서아라는 고개를 돌려 말하려던 찰나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를 마주쳤다. 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사람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차건우의 눈빛은 짙고 어두운 밤하늘 같았고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농도였다. 서아라는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을 거두었다. 자신의 자료가 바뀐 사실을 이런 자리에서 밝힐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말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었다. 유능한 사람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완벽하게 대처해야 하는 법이니까. 여기서 문제를 탓하거나 피해를 호소하는 건 오히려 미숙함만 드러내는 꼴이었다. 그게 아마도 하지민이 이 짓을 감행한 진짜 이유일지도 몰랐다. 하지민은 말문이 막힌 채 서아라를 바라보았다. 가슴속에서 파도처럼 밀려드는 충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 비서팀에서 C국어 버전으로 자료를 만들 때도, 온 부서가 매달려 일주일이나 걸렸었다. 어떤 전문 용어는 일일이 사전까지 찾아가며 작업했었다. 그런데 서아라는 그 모든 걸 너무도 쉽게 넘겨버렸다. 이 모든 계획이 그녀를 망신주기 위한 한 수였는데, 오히려 자신이 된통 당한 셈이었다. 하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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