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서아라는 서윤정이 눈치챈 뒤 벌어질 상황을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지만 차건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서아라는 놀라 본능적으로 손을 빼려 했지만 그의 손가락은 교묘히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두 사람의 손이 그대로 맞잡혔다.
서아라가 잠깐 멈칫한 사이, 차건우는 태연한 얼굴로 음식을 주문했다.
서아라는 그에게 온 신경이 쏠려 그가 무엇을 주문했는지조차 전혀 들리지 않았다.
몇 번이나 손을 빼려 했지만 차건우는 오히려 더 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힘에 더는 반항할 수 없었고 그는 심지어 그녀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긁으며 저항마저 무력하게 만들었다.
당장이라도 화를 내고 싶었지만 서아라는 가까스로 분노를 억눌렀다. 그러나 참을수록 얼굴은 화끈 달아오르고 붉게 물들어 갔다.
그때 고서준이 그녀의 달라진 표정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레 물었다.
“아라야,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개졌어? 더우면 온도를 좀 낮출까?”
서아라는 애써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지금 온도 딱 좋아.”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반응하자 고서준은 더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서아라가 차건우에게 손을 잡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그녀가 인내심의 끝에 서 있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차건우는 주문을 마치고 나서야 마침내 손을 놓았다.
그 순간 서아라는 이상하게도 오히려 그 손을 다시 붙잡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곧 눈앞의 물컵을 들어 그에게 끼얹고 싶은 분노가 치밀었다.
고서준과 서윤정은 이 작은 소동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최근의 일상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들은 과거에 대한 말은 일절 꺼내지 않고 오직 근황만을 이야기했다.
잠시 후, 누군가 문을 두드렸고 서빙 직원이 요리를 들고 들어왔다.
그제야 서아라는 자신이 차건우의 손에만 정신이 쏠려 그가 주문한 메뉴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긴장된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괜히 핑계를 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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