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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한서준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손등에는 링거 바늘이 꽂혀 있었다. 침대 곁에는 굳은 얼굴의 박 비서가 앉아 있었다. “대표님, 이제야 깨어나셨네요. 의사 말로는 화 때문에 쓰러진 데다가 과로까지 겹쳤다고 합니다. 한동안 푹 쉬셔야 한대요.” 한서준이 아직 완전히 정신을 가다듬기도 전에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 휠체어에 앉은 정초아가 간병인에게 밀려 들어왔다.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로 부상이 심해 보였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잔인할 만큼 뻔뻔한 승리감과 조롱이 떠올라 있었다. “어머, 깼네?” 정초아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하는 거야? 한서준, 잘 들어. 이건 시작에 불과해. 네가 나한테 했던 고통, 나는 백 배, 천 배로 돌려줄 거야. 아직 멀었어.” 증오로 일그러진 얼굴과,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저주 섞인 말을 하는 정초아를 바라보는 순간, 한서준은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피로와 혐오감이 온몸을 뒤덮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모든 갈등과 미련, 심지어 오래 붙어 지내며 생겨난 어정쩡한 정까지도 그 순간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한서준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눈동자에는 차갑고 단단한 결심만이 남아 있었다. “꺼져.” 쉰 목소리였지만 단호한 칼날처럼 잘라 내리는 힘이 서려 있었다. “정초아, 내 눈앞에서 사라져. 지금 당장... 당장 꺼져. 난 다시는 너를 보고 싶지 않아.” 가감 없이 드러난 그 냉기가 정초아의 가슴을 정면으로 후려쳤다. 정초아는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발작적으로 소리 질렀다. “한서준! 감히 나보고 꺼지라고? 좋아, 아주 좋아! 두고 봐. 내가 얼마나 더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반드시 보여 줄게. 맹세할게!” 간병인은 독이 잔뜩 오른 고함을 내질러 대는 정초아를 허둥지둥 밀어 내보냈다. 그제야 병실에는 비로소 정적이 내려앉았다. 한서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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