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심가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아직 친구 사이일 뿐인데 오해를 받고도 서민준은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민준을 몰래 힐끗거렸다.
당황한 표정의 심가은을 본 서민준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그때 운전기사가 말을 이었다.
“이제 곧 설인데 고향 안 내려가고 여기 남아서 여자친구랑 같이 보내는 거예요?”
서민준은 여전히 가볍게 웃기만 할 뿐 운전기사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묵인이 운전기사에게는 긍정으로 보였고 자기가 맞게 짚었다고 생각했다.
운전기사가 껄껄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하하. 젊은 친구가 기회를 잡을 줄 아네요. 이렇게 똑똑하니까 예쁜 여자친구도 만났죠. 올해 설에 여자친구랑 즐겁게 잘 보내면 내년엔 아내가 될지도 몰라요.”
심가은은 온몸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더 난처했던 건 옆에 앉은 서민준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는 것이었다.
차가 멈추자마자 심가은은 문을 열고 재빨리 내렸다. 그러고는 서민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왜 제대로 설명 안 했어요?”
서민준은 느긋하게 차에서 내려 그녀의 살짝 붉어진 코끝을 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가 가볍게 헛기침했다.
“설명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꼬여서 아저씨가 더 캐묻기만 할 거예요. 그럴 바엔 차라리 그냥 맞춰주는 게 편하죠.”
그 말에 심가은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가득했던 불만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서민준이 앞에 보이는 샤부샤부 가게를 가리켰다. 손님이 꽤 북적였다.
“저 집으로 가요.”
심가은이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를 따라 고분고분 가게로 들어갔다.
두 사람 모두 매운 걸 잘 먹지 못해 맑은 육수를 주문했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건네자 심가은이 메뉴를 고르면서 맞은편의 서민준에게 물었다.
“동과 먹어요?”
서민준이 수저를 세팅하며 간단하게 대답했다.
“네. 먹어요.”
심가은이 계속 물었다.
“팽이버섯은요? 먹을래요?”
“네.”
서민준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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