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서민준은 태현빈의 부모님조차 예우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외모, 기품, 능력 모두 그를 압도했다.
그를 대하는 심가은의 태도도 남달랐다.
태현빈은 문득 서민준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전혀 승산이 없음을 깨달았다.
서민준은 태현빈의 생각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태현빈을 돌아보면서 직설적으로 물었다.
“태현빈 씨? 가양 무역이 현빈 씨네 회사 맞죠?”
그의 기세에 눌린 태현빈이 멋쩍게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서민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말했다.
“전에 가양에서 저한테 경제 사건 하나 맡아달라고 했었는데 그땐 제가 바빠서 시간이 안 났어요. 마침 지금 여유가 생겼으니 오늘 밤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주시겠어요? 내일 사무실에서 자세히 얘기합시다.”
‘뭐?’
태현빈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민준이 우리 가양의 소송을 맡아준다고? 부모님이 엄청 좋아하시겠는데?’
연애밖에 모르던 그도 이 순간에는 회사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태현빈이 서민준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가서 정리할게요.”
서민준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기운이 하도 강렬해서 태현빈이 비서인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는 심가은을 보며 아쉬워했다.
“가은 씨, 기다려요. 일 끝내고 다시 올게요.”
심가은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그가 다시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태현빈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났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민준과 심가은만 남았다.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잠시 후 서민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배고프죠? 밥 먹으러 갈까요?”
심가은이 웃으며 답했다.
“좋아요.”
조금 전의 소동은 두 사람에게 더는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근처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여느 때처럼 한 사람은 메뉴를 고르고 다른 한 사람은 수저를 세팅하며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
세팅을 마친 서민준이 작은 상자를 꺼내 심가은에게 건넸다.
“이게 뭐예요?”
“결혼식 답례 떡.”
그가 담담히 말했다.
심가은이 상자를 열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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