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옆에 있던 설하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리더니 위로를 건넸다. “왜 이렇게 비관적이야? 세상에 그래도 좋은 남자가 있어. 예를 들어 서 변호사님 같은 분 말이야.” 심가은은 엄격하고 신사적인 서민준이 떠올랐다. 옅은 미소만 지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설하영이 농담을 던지려던 찰나 밖에서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심가은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설하영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프런트 앞에 화려하고 세련된 옷차림의 한 여자가 서 있었는데 얼굴에 분노와 오만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녀는 주변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카롭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심가은이 누구야? 심가은더러 나오라고 해!” 그 소란에 긴장된 분위기가 맴돌기 시작했고 모두의 시선이 사나운 여자에게로 쏠렸다. 심가은이 의아해하며 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그러고는 그 여자에게 예의 바르게 물었다. “제가 바로 심가은입니다.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는 거죠?” 그런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자가 갑자기 테이블 위의 물컵을 집어 들더니 심가은을 향해 냅다 뿌렸다. 심가은의 옷과 머리가 물에 흠뻑 젖어버렸다. 주변 사람들은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뻔뻔한 년 같으니라고. 내 남편한테 꼬리 쳐놓고 여기서 음악 선생님인 척을 해?” 심가은이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주변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심가은을 모욕하는 걸 본 설하영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섰다. “어디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해요? 우리 심 선생님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인데 내연녀라는 게 말이 돼요?” 하지만 그 여자는 설하영의 기세에도 전혀 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더 거세게 날뛰었다. 이를 악문 채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스크린샷 한 장을 모두에게 보여줬다. 그건 여자의 남편이 심가은에게 여러 차례 돈을 보낸 기록이었다. 게다가 매번 보낼 때마다 2백만 원 넘게 보냈다. 여자는 휴대폰 화면을 높이 치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