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화
백이현의 동공이 움찔했다. 그는 주먹을 꽉 쥐며 물었다.
“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해? 네 눈에 나는 그런 사람이야?”
백이현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
“예전에 너에게 상처를 준 건 인정해. 하지만 이번 일은 내가 한 게 아니야.”
심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대꾸하기도 싫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래, 당신이 아니라면 아닌 거겠지.”
어차피 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 경찰관이 잘 조사해 줄 터였다.
그녀가 문을 닫으려는데 백이현이 문을 막았다.
“날 못 믿는 거지?”
심가은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내가 당신을 믿든 안 믿든, 그게 중요해?”
백이현은 갑자기 무력한 좌절감을 느꼈다.
“나한테 이러지 마, 심가은. 왜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거야? 우리,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는 거야?”
심가은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가차 없는 비웃음을 흘렸다.
“너야 당연히 돌아가고 싶겠지. 내가 돌아가면 너는 말 잘 듣는 가정부를 얻게 될 테니까. 나는 너를 위해 모든 걸 바치고 너는 하찮은 돈 몇 푼만 내면 되는 생활을 원하는 거잖아. 근데 그거 알아? 네가 나한테 줬던 생활비는 가정도우미한테 주는 월급만도 못했잖아.
‘나중에 우리가 애를 낳으면 양육은 또 내 책임이 되겠지. 너는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무책임한 아빠 노릇을 하면서 모든 육아 부담을 나 혼자 감당하게 할 테고. 게다가 너는 밖에 수많은 여자를 두고 유흥을 즐길 거야. 그들은 언제든지 집에 찾아와 내 존엄성을 짓밟게 되겠지. 내가 모를 줄 알고? 나보고 돌아가라는 건 가축이 되라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심가은은 결혼이 여성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좋은 남자를 만나면 그럭저럭 괜찮게 살 수도 있겠지만 무책임한 남자를 만나면 여자는 순식간에 극심한 빈곤과 절망으로 떨어진다.
차라리 자신을 남자처럼 여기고 살면서 사업에 뛰어들고 돈을 버는 게 낫지, 남자에게 의지하는 삶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녀가 결혼 생활을 박차고 나와 지금껏 애쓴 것은 그저 평범한 남성이 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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