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심가은은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고마움과 함께 왠지 모를 난처한 감정이 마음속을 뒤흔들었다.
그녀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 이런 일로 민준 씨를 번거롭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매번 기대지 않고 제 어려움은 제가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은 서민준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체념한 듯 말했다. 
“전 가은 씨가 저한테 기대는 게 좋고 저 역시 기꺼이 그러고 싶으니 아무런 심리적 부담도 느낄 필요가 없어요. 가은 씨랑 관련된 일이라면 그게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저한테도 중요해요.”
심가은은 그 말에 문득 정신이 아득해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서민준은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리며 나직이 말했다.
“저랑 함께 갑시다.”
말을 마친 그는 가녀린 심가은의 손을 이끌고 로비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지배인은 보이지 않았다.
서민준은 프런트 데스크로 걸어가 VIP 카드를 만들었다.
그가 카드를 발급받자 호텔 직원들은 서민준과 심가은을 더 이상 내쫓을 수 없었다. 서민준이 심가은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요.”
심가은은 멍하니 그를 따라 걸었다. 객실에 도착한 심가은은 그에게 뭘 하려는 건지 물으려 했다.
그런데 서민준이 불쑥 고객 서비스 전화에 연결했다. 그는 VIP 고객이었기에 호텔 고객 서비스팀은 즉시 사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곧 한 직원이 정중하게 걸어 들어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님, 어떤 점이 불만족스러우신지요?”
서민준은 서비스 직원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모든 게 다 마음에 안 들어요!”
서비스 직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 서민준이 차갑게 말했다.
“당장 당신들 사장한테 연락해요. 내가 직접 항의할 거니까.”
서비스 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매우 곤란해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은 평소 매우 바쁘셔서 아무나 만나 뵐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시죠, 저희 지배인을 모시고 와서 문제를 처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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