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그렇다면 사모님을 이리로 부르시죠?” 서민준이 입을 열었다. 오양준은 지체 없이 신정혜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와달라고 했다. 신정혜는 영문도 모른 채 다급한 남편의 목소리에 호텔에서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서둘러 달려왔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심가은을 보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쳤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튀어 나가며 선수를 쳤다. “상간녀 따위가 감히 내 남편한테 찾아와? 정말 뻔뻔하군!” 심가은은 이미 휴대폰 녹음 기능을 슬쩍 켜둔 상태였다.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가 정말 상간녀입니까? 신정혜 씨, 그 캡처 화면 전부 위조한 거잖아요. 저는 당신 남편을 전혀 모릅니다.” 신정혜는 억지를 부렸다. “위조라니, 말도 안 돼요. 내가 그쪽이 내 남편과 함께 있는 걸 직접 봤다니까요!” 심가은은 오양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양준 씨, 말씀해 보세요. 저랑 정말 교제한 적이 있습니까?” 오양준은 서민준이 무서워 더듬거리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없습니다. 저는 심가은 씨를 전혀 모릅니다!” 신정혜는 남편이 갑자기 기가 죽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건 그들이 사전에 계획한 것과는 전혀 달랐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니 오양준이 인정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심가은에게 달려들었다. 말을 못 하게 하려는 듯 뺨을 때리려고 했다. “감히 여기까지 찾아와서 우리 부부 사이를 망가뜨리려 하다니, 내가 이 요망한 여우를 때려죽여야지!” 서민준이 그녀보다 한발 빨랐다. 그는 손을 뻗어 신정혜의 팔목을 낚아채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사모님, 제 여자 친구를 비방하셨으니 정식으로 고소하겠습니다.” 신정혜는 심가은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는 서민준이 누군지 몰랐기에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여자 친구가 바람을 피웠는데도 헤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돕겠다니, 호구예요?” 서민준은 냉소를 흘렸다. “제 여자 친구가 상간녀인지 아닌지는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제 여자 친구가 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