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화
그녀가 내미는 위탁 비용이 높지 않았다면 서민준은 단 일 분도 그녀에게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신정혜의 시선은 곧바로 차유라에게 꽂혔다.
차유라의 집안은 그럭저럭한 수준이었다. 몇 년째 독신으로 지내왔다는 것도 신정혜는 잘 알고 있었다. 부유한 남자와 교제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얼마 전부터 차유라의 옷차림이 세련되게 변하기는 했다. 하지만 차유라가 모두 모조품이라고 말했기에 신정혜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차유라가 걸친 모든 것이 진짜 명품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다면 이 물건들은 어디서 난 거지?’
그녀의 주변에서 가장 돈 많은 남자는 다름 아닌 신정혜의 남편이었다.
몇 번이고 오양준을 찾아왔을 때, 오양준과 차유라가 공적인 일로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차유라는 겨우 로비 지배인일 뿐인데 오양준에게 보고할 공적인 일이 그렇게 많을 리가 없었다.
전에 신정혜는 차유라를 눈여겨보지도 않았다. 차유라가 젊은 아가씨도 아니니 오양준이 바람을 피운다고 해도 저런 여자에게 눈길을 줄 리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신정혜는 자신이 더없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 손으로 여우를 남편 곁에 두었으니 말이다.
가슴속에서 세차게 휘몰아치는 분노를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 신정혜는 마치 성이 난 맹수처럼 이성을 잃은 채 차유라에게 달려들었다.
차유라의 긴 머리채를 사납게 움켜쥔 그녀는 독설을 퍼부었다.
“이 부끄러움도 모르는 계집애야! 당장 말해! 언제부터 나 몰래 내 남편이랑 붙어먹은 거야? 오랫동안 널 믿고 친자매처럼 여겼는데 네가 감히 이렇게 비열한 짓을 해?”
귀청이 찢어지는 날카로운 욕설과 함께 그녀는 손바닥을 들어 온 힘을 다해 차유라의 뺨을 후려쳤다.
매서운 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차유라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왼쪽 뺨에는 선명하고 붉은 손자국이 떠올랐고 화끈거리는 극심한 통증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차유라는 맞서지 않았다. 그저 두 눈을 붉게 물들인 채 가련하게 신정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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