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가은아, 굳이 막지는 않을게. 전에 내가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했었지? 이제부터는 고치고 싶어.”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어 말했다.
“하지만 내가 쉽게 포기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백이현은 오직 심가은만을 사랑해. 나는 너를 놓아주지 않을 거야. 끊임없이 구애할 거야. 물론 거절해도 좋아.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나를 떼어 놓지는 못할 거야.”
“기가 막히네, 정말.”
심가은은 주먹을 살짝 쥐었다가 어이가 없어 퉁명스럽게 한 마디를 남기고는 자리를 떴다.
대회가 끝나고 문득 어머니를 뵌 지 꽤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으로 향했다.
신정민은 아직 잠들지 않은 상태였다. 복도에서 병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보셨죠? 강성 방송국에서 주최한 노래 경연대회에서 우리 딸이 3등을 했어요. 어릴 때부터 워낙 영특해서 걱정할 일이 없었지요.”
병실 친구 역시 심가은을 연신 칭찬했다.
“이렇게 훌륭한 딸을 두셨으니 이제 편안하게 복만 누리실 일만 남았네요!”
심가은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가가며 신정민을 불렀다. 신정민은 그녀를 보고 반가운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웬일이니? 요즘 많이 힘들었지? 살이 쏙 빠졌구나!”
심가은은 신정민과 포옹을 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안 주무시고 뭐 하세요?”
신정민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지 않니. 잠이 와야 말이지. 마침 잘 왔다. 엄마가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심가은은 신정민을 부축해 1인 병실로 돌아왔다. 신정민은 딸을 보며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혹시 요즘 태현빈이라는 남자와 어울리고 다니니?”
“태현빈이요?”
심가은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엄마는 그 사람을 어떻게 아세요? 혹시 그 사람이 병원에 왔었나요?”
신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하영이랑 같이 왔었어. 그 뒤로 사나흘에 한 번씩 꼭 오더구나. 엄마 생각에 그 태현빈 씨, 참 괜찮은 사람 같던데.”
심가은은 문득 머리가 아파졌다.
“엄마, 저 그 사람이랑 별로 안 친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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