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화
“쓰레기 같은 놈!” 
주서연은 눈물을 닦더니 욕설을 내뱉으며 병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런데 문을 나서자마자 문 앞에 서 있던 심가은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화풀이할 대상을 찾은 듯 분노에 찬 눈빛으로 심가은을 노려보았다.
심가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이야기 좀 할래요?”
두 사람은 근처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먼저 입을 연 건 주서연이었다. 그녀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가은 씨, 지금 아주 우쭐하죠? 예전에는 이현 오빠가 당신을 정말 싫어했는데 이제는 당신한테 죽고 못 살잖아요. 그래서 이긴 기분이 드는 거죠, 그렇죠?”
그런 그녀를 심가은은 조용히 바라봤다. 시선은 고요하고 표정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나는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주서연은 비웃듯 말했다.
“당연히 그렇게 말하겠죠. 가은 씨는 이미 이현 오빠의 마음을 얻었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예전에는 자신이 백이현의 마음을 완전히 쥐고 있다고 확신했었지만 지금은 모든 게 뒤집어졌다.
주서연에게 백이현의 사랑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 같이 붙잡으려 할수록 더 빨리 사라져갔다.
낮은 목소리로 심가은이 물었다.
“전에 내가 조언했던 말, 왜 듣지 않았어요? 내가 말했잖아요. 사업으로 백이현을 묶어둬야 한다고요. 그랬다면 서연 씨를 떠나지 못했을 거예요. 백이현은 언제나 백호 그룹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니 그걸 무기로 썼다면 백이현은 분명 서연 씨와 결혼했을 거예요.”
잠시 멍하니 주서연은 심가은을 바라보다가 풍선이 바람 빠지듯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어요. 3년 전, 내가 이현 오빠를 떠날 때는 아무 망설임도 없었어요. 그때는 내가 이현 오빠를 그 정도로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 보니 알겠더라고요. 내가 진짜로 유일하게 사랑한 사람은 백이현뿐이었다는걸. 나는 한때 이현 오빠에게 상처를 입혔고 그에 대한 죄책감이 늘 마음속에 남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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