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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그 자식이었어! 감히 네게 손을 대다니!” 백이현은 치솟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네 억울함을 풀어 줄게.” 그 말에 심가은이 코웃음 치며 냉소를 터뜨렸다. “사람답게 좀 살아. 당신이 계약의 허점을 이용해 비열한 수단으로 특허를 빼돌린 탓에 그 남자가 당신한테 복수한 거잖아. 내가 휘말린 일은 전부 당신 때문이라고. 난 법적인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지만 당신은, 당신이 저지른 일의 죗값을 스스로 치러야 해. 이제 더 이상 남에게 덮어씌우려 하지 마.” 뜻밖의 서늘한 일침에 백이현은 숨이 막힌 듯 가슴이 꽉 죄어왔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비난은 예상보다 훨씬 매서웠다. “그 남자 말 믿지 마, 그 자식은 망상에 사로잡힌 미친놈이라고... 난 아무 잘못도 없어. 스타유 테크는 애초에 무너질 회사였어. 난 그저 합법적인 절차를 밟았을 뿐이야.” “과연 그럴까?” 심가은의 눈동자는 깊고도 투명했다. 마치 백이현의 거짓말과 그 밑에 깔린 어둠을 꿰뚫어 보려는 듯 흔들림이 없었다. 시선이 닿는 순간, 백이현은 마치 나체로 서 있는 듯한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심가은은 차분하게, 그러나 싸늘한 비수처럼 말을 이었다. “과거의 당신은 그저 감정적으로 찌질한 사람이었지. 이제는 도덕적인 선마저 넘어버렸어. 당신이 한 짓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묻힐 거라고 생각해?” 그녀의 아버지 역시 한때 누군가의 모함으로 회사가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다. 그래서 심가은은 이런 유형의 인간을 누구보다 뼛속 깊이 증오했다. 설마 백이현이 그런 사람 일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말이다. 그와 함께한 3년은 심가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이었다. ‘과거의 내가 이렇게나 멍청했다니...’ 심가은의 눈에 어린 명확한 혐오가 날카로운 비수처럼 백이현의 심장을 찔렀다. “...” 백이현은 결국 상처받은 듯 고개를 떨궜다. 어깨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가 숨을 길게 내쉬며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알겠어... 이제 네가 싫어하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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