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화
그 말에 심가은이 천천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 저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돈도 열심히 벌고 있고요. 조만간 제힘으로 더 좋은 집을 살 수 있을 거예요. 꾸준히 저축 중이거든요.”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그 속에는 단단한 믿음이 깃들어 있었다.
창문으로 스며든 달빛이 심가은의 머리카락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모습에 임정자는 잠시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세상에 저런 젊은이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심가은의 얼굴에는 확신과 평온이 공존했다.
그녀는 이미 구체적인 꿈을 품고 있었다.
서민준의 새집 옆에 한 채를 사서 그와 서로의 일상에 스며드는 좋은 이웃으로 지내는 것.
그녀에게 그 꿈은 단순한 ‘목표’ 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 인생의 증명이었다.
임정자가 나긋하게 물었다.
“월급이 꽤 되나 봐요? 요즘 젊은이들은 집안 도움 없이 혼자 집 사기 힘들다던데...”
그녀의 눈동자에는 호기심과 함께 묘한 의구심이 섞여 있었다.
문득 운전기사가 한 말을 떠올린 것이었다.
‘요즘 젊은이들 월급은 고작 몇백만 원이라던데 그걸로 어떻게 집을 산다는 건지...’
심다은이 슬며시 웃으며 대답했다.
“저 창업했어요, 할머니. 일반적인 월급보다는 많이 벌죠. 몇 년만 더 열심히 하면 원하는 집은 충분히 살 수 있을 거예요.”
“세상에, 여자가 창업한다니...”
임정자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녀의 주름진 손끝이 가볍게 떨렸다.
“이렇게 예쁜데 왜 굳이 찾아서 고생하는 거예요? 잘 사는 남자랑 결혼하면 금세 안정될 텐데.”
그 말에 심가은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저는 제힘으로 일어서고 싶어요.”
단호하지만 부드러운 말이었다.
그 짧은 대답으로 임정자는 그녀가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낡은 부엌 안은 잠시 정적에 잠겼고, 끓는 냄비에서 흘러나오는 김이 두 사람 사이의 공기를 부드럽게 감쌌다.
임정자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강한 것 같아요. 물론 스스로 일어서는 것도 좋지만... 여자는 결국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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