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
심가은이 이를 악물었다.
“꿈이나 꿔.”
백이현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가은아, 나한테 아이를 낳아줘. 그럼 너한테 200억 원 줄게.”
심가은은 모욕감에 숨이 막혔다.
“미쳤어? 아이가 필요하면 다른 여자한테 낳으라고.”
“하지만 난 너랑 낳은 아이만 원해. 걱정 마. 네가 내 아들을 낳으면 그 아이를 내 유일한 상속자로 세울 거야.”
“됐어. 필요 없어.”
백이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목소리에는 낮은 쉼이 섞여 있었다.
“나랑 있으면 뭐가 나뻐. 너랑 내 아이가 누릴 삶은 남들이 평생 벌어도 닿지 못할 거야. 서민준이 너한테 이걸 줄 수 있겠어? 그 사람은 겨우 푼돈이나 벌지. 걔 따라가면 너는 평생 고생이야.”
심가은이 그를 노려봤다.
“백이현, 넌 진짜 미쳤어. 당장 놔. 안 그러면 경찰 부를 거야.”
“설령 네가 내 아이를 가지게 돼도 신고하겠어?”
백이현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
심가은이 냉소를 흘렸다.
“네 아이를 갖게 된다 해도 낳지 않을 거야. 넌 내가 너를 위해 그런 일 하게 둘 자격 없어.”
그녀의 단호한 말에 백이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가은아, 난 널 사랑해. 왜 나한테 조금만 더 다정하게 대해주지 못해?”
“네 사랑은 강요야. 내가 원하지 않는 걸 억지로 시키는 게 사랑이야? 넌 너무 이기적이야.”
백이현은 손으로 그녀의 턱을 거칠게 잡았다. 그는 원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네가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 그래도 널 붙잡고 싶어. 지금 나한테 남은 건 아이뿐이야. 아이 때문에라도 네 마음이 변할지, 난 해봐야겠어.”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힘이 너무 세서 심가은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순간, 심가은의 몸이 얼음처럼 굳었다. 차가운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백이현은 문득 손을 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옆으로 물러앉았다.
그의 눈에는 허무와 슬픔이 동시에 비쳤다.
“가은아, 왜 그렇게 나를 밀어내?”
심가은은 약 기운에 몸이 떨렸지만 끝까지 버텼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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