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2화
주영욱이 백이현을 찾아왔다.
“생각은 좀 해봤습니까? 서연이와의 결혼.”
백이현은 펜을 든 손에 힘을 가하더니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했다.
“네, 하기로 했습니다.”
백호 그룹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수밖에 없었다.
주영욱은 자신이 질문하고도 영 탐탁지 않은 듯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
“그러면 앞으로는 쓸데없는 얘기가 들리지 않게 행동거지 똑바로 하세요. 내 동생이 속상해할 만한 짓 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백호 그룹이 예전 같지 않은 지금, 주영욱이 백이현을 좋게 볼 수 없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백이현도 그걸 잘 알고 있었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연이한테 잘하겠습니다.”
“그 말, 꼭 지키길 바랄게요. 만약 서연이에게 상처 주면 그때는 백호 그룹과의 모든 협력 관계를 철회할 겁니다.”
백이현은 이 상황이 매우 굴욕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백호 그룹을 흔들어 놓은 사람이 누군지, 누구의 계략으로 이렇게 된 건지 아직 모르고 있다.
그저 백호 그룹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을 다 이용하고 있을 뿐이었다.
...
주씨 가문 저택.
“그게 정말이에요? 이현 오빠가 정말 나랑 결혼하겠다고 했어요?”
주서연이 활짝 웃으며 물었다.
이에 주영욱은 커피잔을 손에 든 채 미간을 찌푸렸다.
“너는 대체 백이현의 어디가 그렇게도 좋아? 대단히 잘난 것도 아니고 전처한테 미련까지 있는 인간인데. 백이현은 네가 가문의 힘을 빌려 이것저것 지원하고 투자해 줄 가치가 없는 인간이야. 네가 몇만 배는 더 아까워.”
주영욱도 여자가 끊이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한 번도 진심을 걸어본 적이 없고 쓸데없는 지출도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의 여동생은 그와 달리 남자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주는 타입이었다.
“오빠, 이현 오빠는 그저 남자들이라면 다 할 수 있는 잘못을 범한 것뿐이에요. 그리고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죠. 만약 심가은이 여지를 주지 않았으면 이현 오빠가 그런 행동을 했겠어요? 그리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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