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화
막 회의를 끝내고 나온 심가은은 주서연의 전화에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전화를 받았다.
주서연은 연결이 되자마자 자랑하듯 말했다.
“가은 씨, 좋은 소식이 있어서 연락했어요. 나랑 이현 오빠 결혼하기로 했어요.”
심가은이 덤덤한 목소리로 답했다.
“축하해요.”
주서연은 그녀의 미지근한 반응에 다시금 입을 열었다.
“웨딩 사진도 찍고 엄청나게 화려한 결혼식도 올리기로 했어요. 가은 씨가 오빠랑 결혼했을 때는 이런 거 없었죠? 뭐, 마음이 가질 않으니 오빠가 해주려고 했을 리가 없었겠죠.”
심가은의 머릿속으로 불현듯 백이현이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보여 주기 식으로 뭘 하는 건 딱 질색이라며 결혼식은 물론이고 기념일도 챙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했던 남자가 주서연에게는 뭐든 다 해주려고 했다.
역시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투자하는 시간과 에너지도 다른 법이었다.
심가은은 어쩐지 백이현이라는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조금 더 잘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남자에게서 벗어나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네, 축하해요.”
“결혼식에 올 거죠? 청첩장 나오면 가은 씨한테도 줄게요.”
“아니요. 시간이 없을 것 같네요.”
“설마 아직도 오빠한테 미련 있어요? 혹시 그래서 참석 안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죠?”
주서연이 놀리듯 물었다.
이에 심가은은 자료를 정리하며 퉁명스러운 말투로 답했다.
“연말이라 보너스니 성과급이니 나갈 돈이 많아서요. 그래서 축의금을 두둑하게 낼 여유가 없네요.”
“누가 축의금 내러 오래요? 나는 그냥 가은 씨가 우리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줬으면 해서 오라고 한 거예요.”
“내가 빌어주지 않으면 두 사람은 행복하지 않게 되나요?”
“...”
심가은의 반문에 주서연은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금방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꼭 와줘요. 나랑 오빠가 행복한 모습을 봐야 가은 씨도 마음 정리가 확실히 될 거 아니에요.”
“마음 정리라면 이미 오래전에 됐어요. 그보다 주서연 씨는 두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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