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화
두 사람은 소파에 앉은 채 술을 홀짝이며 과거 얘기를 나눴다. 물론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쪽은 항상 주서연이었다.
“오빠, 어릴 때 나랑 함께했던 게임 기억해? 그때 오빠가...”
백이현은 주서연의 말이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순간부터 심가은과 함께했던 장면만 계속 떠올랐으니까.
막 결혼했을 때,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면 심가은은 늘 먼저 화제를 찾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점점 조용해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이현은 그때 조금 더 그녀의 말에 반응 해주고 함께 대화를 이어 나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잔을 꽉 움켜쥐었다.
술기운이 확 오를 때쯤 주서연은 애교를 부리며 백이현에게 함께 침실로 가자고 했다.
백이현은 아직 일말의 정신을 붙잡고 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안 가.”
지난번에 주서연과 함께 침실에 있었을 때 심가은은 매우 크게 화를 냈었다. 백이현은 심가은이 화내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주서연은 단호한 그의 거절에 이를 살짝 깨물고는 조금 더 촉촉해진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거실에서 잘래?”
“응.”
백이현은 그렇게 답한 후 주서연을 끌어안은 채 소파에 털썩 누워버렸다.
“오빠, 난 이제 오빠 거야.”
주서연은 사랑의 눈빛을 보내며 백이현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미 취할 대로 취한 백이현은 자신이 안고 있는 사람이 심가은이라 착각하고 저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가은아, 나 버리고 가지 마...”
잔뜩 기대하고 있던 주서연의 얼굴이 한순간에 굳어져 버렸다. 치욕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내가 바로 곁에 있는데 심가은 생각을 해?’
...
다음날.
소파에서 일어난 백이현은 두통 때문에 미간부터 찌푸렸다.
뒤늦게 어젯밤 일을 떠올린 그는 곧바로 후회했다. 주서연을 집에 데려오는 게 아니었다. 만약 주서연이 임신이라도 했으면 그때는 상당히 골치 아파진다.
‘피임약 먹으라고 해야 하나? 아니야. 곧 결혼할 사이인데 피임약 얘기를 꺼냈다가 주서연이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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