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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심가은은 갑자기 성주현의 전화를 받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성주현은 한 달 전에 어린이 콩쿠르 대회의 심사 위원을 하기로 했다가 콩쿠르 당일 갑자기 출국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자신을 대신할 심사 위원으로 심가은을 추천했다고 했다. 주최 측은 심가은의 이력서를 검토한 후 심사 위원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렇게 성주현은 곧바로 심가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가은은 성주현이 지금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을 빠르게 알아채고는 얼른 웃으며 알겠다고 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귀국하시면 제가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밥 한 끼 대접할게요.” “그래. 앞으로 자주 연락하자.” 성주현은 그녀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날 그녀가 다친 일에는 그의 책임도 있었으니까. 심가은은 전화를 끊은 후 곧장 설하영에게 심사 위원 얘기를 건넸다. 그러자 설하영은 미소를 지으며 잘 됐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건 진짜 엄청 좋은 기회야. 네 이름이 업계에 널리 퍼지면 그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트 센터에 등록하러 오게 될 거야.” “언니, 그래서 말인데 어시 한 명 뽑을까요? 내가 콩쿠르 쪽에 신경을 써버리면 언니 혼자서 힘들 거 아니에요.” “괜찮아. 문제없어!” 설하영은 야근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남을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서 일을 하는 거니까. “내년에는 사업이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 나는 언제쯤 억만장자가 될까?” “언젠가 꼭 될 수 있을 거예요.” 심가은이 미소를 지으며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래, 나도 내가 언젠가는 꼭 억만장자가 될 것 같아. 통장이 빵빵해지면 남자들 앞에서 고개를 바짝 쳐들고 얘기해야지. 우리 여자들도 사업을 멋지게 일궈 나갈 수 있다고!” 몇 시간 후. 성주현은 얘기가 되자마자 곧장 심가은에게 주최 측 연락처를 건넸다. 심가은은 담당자와 톡으로 회의 시간과 사무실 위치를 전해 받았다. 회의 당일. 심가은은 머리를 깔끔하게 위로 올린 후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원피스를 입었다. 회의에 참석한 심사 위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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