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부자들도 세상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는 건 아닌가 봐요. 취향 때문에 어른들의 간섭을 받고.”
심가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할머니도 손주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손주 손을 억지로 끌고 절에 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괜찮은 분이셔.”
“그것도 그러네요.”
설하영의 말에 심가은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졸지에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서민준은 휴지로 입을 가린 채 세 번 내리 재채기를 했다.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차미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감기예요?”
서민준은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무슨 일이야?”
차미원이 손에 든 서류를 그에게 건넸다.
“유 대표님 사건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참, 가은 씨가 대활약하고 있는 피아노 콩쿠르 마지막 날에 현장으로 가볼까 하는데 대표님도 함께 가시겠어요? 꽃다발도 전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을 생각인데.”
서민준은 최근 들어 많이 바빠진 탓에 심가은의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시간 낼 테니까 대회 마지막 날에 다시 나한테 노티 줘.”
차미원은 바쁜 와중에도 곧장 시간을 내겠다고 하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네, 그럼 그때 다시 노티 드릴게요. 참, 대표님, 혹시 해서 말씀드리는 건데 웬만하면 가은 씨 라이브는 보지 마세요. 아마 기분이 별로 안 좋으실 거예요.”
“왜지?”
서민준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묻자 차미원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었다.
“궁금하시면 직접 확인해 보셔도 되고요.”
잠시 후, 차미원의 마지막 말이 계속 걸렸던 서민준은 일을 하다 말고 휴대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틀었다.
그는 방송을 틀자마자 팬들이 심가은에게 보내는 후원 세례를 보게 되었다.
댓글은 이미 심가은을 향한 사랑 고백과 하트로 잔뜩 도배되어 있었다. 심지어 누군가는 자기가 바로 심가은의 남편이라며 그녀를 향한 관심을 꺼달라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서민준은 그것들을 보며 아주 강렬한 질투라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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