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
대회장에서 나온 심가은은 택시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가 멀지 않은 곳에 쭈그려 앉아 있는 배준영을 보게 되었다.
배준영은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주인님을 만난 강아지처럼 빠르게 뛰어왔다.
“또 밥 사달라고 찾아왔어?”
심가은의 말에 배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배준영과 함께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간 심가은은 떡볶이와 어묵을 시켰다.
“지난번에는 백반을 먹이더니 이제는 떡볶이야?”
배준영이 불만인 듯 입을 삐죽였다.
“네가 한 짓을 생각하면 물도 아까워. 이게 고마운 줄도 모르고.”
무서운 심가은의 눈빛에 배준영은 얌전히 자리에 앉아 떡볶이를 먹었다.
“전에는 미안했어. 진심으로 사과할게. 직접 돈을 벌어보니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겠더라.”
“그걸 이제야 알았다고? 아버지라는 든든한 뒷배가 없으면 넌 진작에 굶어 죽었어.”
“하지만 너를 여자 친구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어. 너를 가지고 싶어.”
배준영이 불쌍한 눈으로 심가은을 쳐다보았다.
“꿈에서 가져. 꿈에서는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용서받을 테니까.”
“...”
심가은은 역시 만만한 여자가 아니었다.
‘이렇게도 꼬시기 어려운 여자니 주영욱도 실패한 거겠지.’
“너는 물질적인 욕구 같은 거 없어? 아니,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을 한번 말해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게.”
“넌 못해.”
심가은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야 본성은 바꾸기 어려운 법이니까.
“해보지도 않았는데 미리 단정 지어 버리면 안 되지.”
배준영의 눈빛에 심가은은 잠시 고민하다 머릿속에 떠오른 한 남자의 특징을 말해주었다.
“일단 나한테 막대한 관심이 있어야 해.”
“그야 당연하지.”
“그리고 내 모든 취향을 다 기억해야 해.”
“쉽네.”
“또 나를 최우선으로 두고 챙겨줘야 하고.”
“잘할 자신 있어.”
“나랑 사귀기 전에 허튼 마음 먹지 않고 나를 존중해주고 또 아껴줘야 해.”
“그건 좀 어려운데...? 남자가 돼서 그걸 어떻게 참아?”
“마지막으로 내 꿈을 응원해 주고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격려해 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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