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화
냉동실 안을 확인한 심가은이 피식 웃었다.
“그거 민준 씨가 들고 온 건데 양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이건 뭐 영락없는 신혼부부인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빨리 명분을 줘버리는 거 어때? 함께 살 수 있을 명분을.”
설하영이 짓궂은 얼굴로 말하자 심가은이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는 대체 언제쯤이면 서 변호사님 같은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걸까? 아니지. 맨날 이상한 남자만 꼬이는데 연애는 무슨 연애야. 하아. 가은아, 나는 왜 이렇게 남자 운이 없을까?”
“참, 얼마 전에 사귄 남자 친구랑은 어떻게 됐어요?”
설하영이 입을 삐죽였다.
“말도 마. 처음에는 뭐든 다 해줄 것처럼 굴더니 점점 쪼잔해지는 거 있지? 그리고 자꾸 연하라는 걸 어필하면서 내가 자기를 책임져주길 바라더라고? 내가 무슨 엄마도 아니고 책임을 왜 져줘?”
“그런 남자와는 만나지 않는 게 좋죠.”
심가은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너처럼 예뻤으면 허구한 날 부자들이 자주 출몰하는 클럽으로 갔을 거야. 그러면 힘들이지 않고 부자 남자 친구를 구할 수 있었겠지.”
설하영이 부럽다는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언니도 잘 알잖아요. 그 결과가 어떤지. 이 좋은 세상에서 왜 남의 소유물로 살겠어요.”
“그래, 네 말도 맞아.”
설하영은 계속 대화를 나누다 저녁 10시가 넘어갈 때쯤 이만 가보겠다며 가방을 챙겼다.
“서 변호사님 곧 오실 텐데 내가 눈치 없이 계속 여기 있으면 안 되지. 호호호.”
심가은은 얼른 가라며 그녀의 등을 떠밀었다.
잠시 후, 설하영이 떠난 지 30분도 안 돼 서민준이 찾아왔다.
서민준은 오늘 머리도 올리고 스리피스 정장 셋업까지 입었다. 술 냄새가 슬쩍 풍기는 것이 이제 막 파티장에서 나온 듯했다.
“술 마셨네요? 숙취해소제 줄까요?”
서민준은 그녀의 말에 민망한 듯 웃었다.
“술 냄새 많이 나죠. 내일 다시 찾아올게요.”
“괜찮으니까 들어와요.”
심가은은 뒤로 물러서려는 그의 팔을 덥석 잡고 안으로 끌어당겼다.
서민준은 붕대를 감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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