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화
“왜 가족분들과는 같이 안 보내나요?”
“빨리 결혼하라는 얘기를 듣게 될까 봐요.”
“아하.”
심가은은 빠르게 납득했다.
잠시 후, 이수호는 마치 이사하는 사람처럼 물건을 한가득 들고 올라왔다.
서민준은 거실이 순식간에 좁아진 것을 보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런데 집이 너무 작은 거 아니야? 내 월세방의 절반도 안 되네.”
이수호가 서민준의 집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수호는 열몇 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건물주로 변호사도 겸하고 있다.
그 역시 법률 사무소를 설립했지만 서민준의 법률 사무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이수호는 지인들의 부탁이 아니면 변호사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집안 어르신들 때문에 변호사라는 직업을 고른 것이었으니까.
덕분에 제대로 된 직업이 없다는 잔소리는 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수호는 집구경을 마친 후 다시 서민준을 바라보았다.
“나 매트리스도 들고 왔으니까 이따 나 좀 도와줘.”
“알았어.”
서민준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답했다.
심가은은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며 피식 웃었다. 서민준에게 이렇게도 재미있는 친구가 있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
그때 이수호가 연민의 눈길로 심가은을 바라보았다.
“제수씨, 우리 준이랑 연애하는 거 힘들죠? 이해해요. 따분하고 재미가 없을 거예요. 용건 없으면 계속 입을 꾹 닫고 있는 놈이니까요.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이런 애가 나중에 법정에서 변호는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걱정이 무색하게 친구들 중에서 제일 잘나잖아요. 하하하.”
이수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민준이가 무뚝뚝한 성격이라 재미없기는 해도 좋은 점은 있어요. 여자관계가 복잡하지 않거든요. 여자들이 연애하자고 그렇게나 많이 쫓아다녔는데 단 한 명도 안 받아줬어요. 그래서 4학년쯤 됐을 때 얘가 혹시 그쪽 취향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면서 저를 걱정했죠. 이런 애가 누굴 좋아한다면 그 상대는 당연히 제일 잘생긴 나일 테니까요.”
“...”
서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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