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설하영 역시 의아한 얼굴이었다.
전에 주서연이 루인 아트센터에 있을 때, 설하영도 이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나중에 심가은이 그에게 백이현이 바로 외도를 한 전남편이라고 말해 주었을 때, 설하영은 즉시 백이현에 대한 좋은 인상을 지워 버렸다.
백이현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이 창업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마침 나도 예술 기관 투자에 관심이 많아서 유 대표님이 이 기회를 나에게 양보했어요. 두 분은 갑작스럽게 투자자가 바뀌는 부분에 대해 불편하지 않으시겠죠?”
심가은과 설하영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런 전개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설하영은 투자자가 누구인지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심가은의 마음은 중요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심가은에게 물었다.
“가은아, 네 생각은 어때? 나는 네 의견을 따를게.”
심가은이 원하지 않는다면 설하영도 굳이 받아들이지 않을 생각이었다.
둘은 어차피 함께 창업해야 하니 이런 문제로 모순이 생길 수는 없었다.
심가은은 백이현을 바라보며 눈빛이 조금 차가워졌다.
그의 속내쯤은 훤히 보였다. 결국 투자자라는 신분을 빌려 자신을 쥐락펴락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이혼했고 더 이상 백이현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투자자는 다시 구하면 되고 백이현의 돈은 필요 없었다.
심가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 계약은 저희가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언니, 우리 가요.”
설하영은 이견이 없었고 심가은을 따라나서려 했다.
그러자 백이현은 그녀가 자신의 호의를 거부하는 걸 보고 표정이 굳더니 앞으로 나와 심가은의 손을 잡았다.
“정말 이렇게까지 나랑 아무 관계도 맺기 싫은 거야?”
심가은은 단호히 손을 뿌리치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 아무 관계도 원하지 않아.”
그녀는 회의실을 나갔다.
백이현은 당장 따라가려 했으나 비서가 갑자기 그를 막아섰다.
“대표님, 주서연 씨의 차가 추돌사고를 당했다고 현장에 와 달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백이현은 그 말을 전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지아를 밀쳐내고 점점 멀어지는 심가은의 뒷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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