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서민준은 자연스럽게 심가은 앞에 놓인 그릇과 수저를 집어 들고 뜨거운 물에 헹궈주었다.
설하영과 차미원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갑자기 자신들이 몹시 불필요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설하영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농담을 건넸다.
“변호사님께서 그렇게 바쁘신 와중에 짬을 내서 저희와 같이 사무실을 보러 오시다니, 혹시 저희 가은이를 좋아하시는 건 아니신가요?”
심가은은 차를 마시다가 설하영의 갑작스러운 말에 깜짝 놀라 사레가 들려 기침을 했다.
서민준은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설하영에게 대답했다.
“저희는 이웃이니까 서로 돕고 사는 게 당연한 일이죠.”
심가은을 좋아하는지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심하게 심가은을 챙기는 그의 행동은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했다.
설하영은 눈을 찡긋하며 웃으며 말했다.
“변호사님은 정말 친절하시네요. 저는 왜 이런 좋은 이웃을 못 만났을까요?”
심가은은 설하영이 괜히 오해를 살만한 말을 할까 봐 탁자 위에 놓인 잘라놓은 구아바 조각을 집어 그녀의 입에 넣어주었다.
“선배님, 이 구아바 한번 드셔보세요.”
설하영은 그녀가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는 것을 알고 웃으며 구아바를 먹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요리가 곧 나왔다.
심가은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어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에서 백이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이현이 물었다.
“나 오후에 휴가 내고 엄마랑 마트 가서 장 볼 건데 먹고 싶은 거 있어? 사다가 저녁에 집사님한테 부탁해 놓을게.”
심가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평소 엄청 바쁜 백이현이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갈 여유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건성으로 대꾸했다.
“됐어, 저녁은 밖에서 먹을 거야.”
그리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옆에 있던 서민준이 갑자기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가은 씨 요즘 집에 안 들어오던데, 혹시 이사라도 갔어요?”
심가은은 그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엄마가 백이현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