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설하영은 활짝 웃으며 서민준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어머! 서 변호사님,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서 변호사님도 여기서 식사하러 오셨군요. 우리 진짜 인연이 있나 봐요! 어차피 다 아는 사람인데 차라리 함께 자리 합석하는 게 어때요? 다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먹으면 더 즐겁고 좋잖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서민준에게 장난스럽게 윙크까지 해 보였다. 옆에 서 있던 차미원은 팔짱을 낀 채 이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역시 하영 씨, 센스 하나는 최고라니까! 사람과 금세 친해질 줄 아네. 게다가 서이형도 대단하긴 하다. 그렇게 바쁜 서민준을 이런 데까지 끌고 오다니.’ 민채현은 눈을 깜빡이더니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서민준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민준 오빠, 이분들은 오빠 친구야?” 그러면서도 시선은 저도 모르게 설하영 옆에 앉아 있는 심가은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살펴보았다. 솔직히 말해, 세 여자 중에서 심가은이 단연 눈에 띄었다. 섬세하고 고운 이목구비에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강단이 느껴지는 매력, 그 모든 것이 민채현에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서민준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묵묵히 서 있을 뿐, 누구에게도 소개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서민준은 이미 눈치챘다. 서이형이 굳이 이 식당을 고집한 이유를.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서이형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당장이라도 그의 목을 조를 듯한 살기가 스며 있었다. 그러나 서이형은 그런 위협적인 시선을 전혀 느끼지 못한 듯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차례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는 옆에 있는 민채현을 가리켰다. “이쪽은 민채현, 친구예요.” 이어서 반대편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쪽은 차미원 변호사, 동휘 법률 사무소의 유명한 미녀 변호사죠!” 차미원은 겸손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유,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그냥 평범해요.” 서이형은 멈추지 않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