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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모녀의 갈등

심재이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핸드폰을 움켜쥔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기쁨이 가득했다. “선생님, 감사해요. 내일 꼭 제시간에 학교에 갈게요.” “그래.” 강주영은 전화를 끊으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고개를 들자 마침 거실로 들어오는 강희연이 눈에 들어왔다. “희연아, 피아노 연습하러 간 거 아니었어?” 강희연은 어머니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 방금 심재이랑 통화했어요?” 강주영은 미소를 흐리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는 어머니를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손에 든 핸드백을 소파에 내동댕이친 뒤 털썩 자리에 주저앉으며 불꽃 튀는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엄마! 심재이가 한림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결승 3위 안에 들어야 다시 가르쳐 준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이제 겨우 예선을 통과했을 뿐인데 왜 학교에 복귀시키는 거예요?” “며칠 지도를 해준다고 했을 뿐이야, 다시 가르쳐 준다고 하지 않았어.” “그것도 안 돼요!” 강희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도해주는 것이 레슨이랑 무슨 차이가 있어요! 엄마는 늘 심재이만 편애하시잖아요! 전에 심재이가 엄마 기대를 저버렸을 때는 그렇게 분노하시더니, 이렇게 쉽게 용서해 주시는 거예요.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대체 왜 심재이에게 잘해 주는 건데요?” 강희연은 억울함과 분노로 주먹을 꽉 움켜쥐며 입술을 깨물었다. 강주영은 딸의 분노 어린 표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재이가 학교를 떠난 지 3년이나 되었어. 며칠간 지도해주는 건 그 애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거야.” “결국 엄마는 심재이를 용서하신 거잖아요. 조건을 충족했든 안 했든 어쨌든 용서하신 거라고요.” 강희연은 억울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제가 엄마의 친딸인데, 왜 심재이를 저 보다 더 아끼시는 건데요? 엄마 마음속에선 제가 결코 심재이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렇죠?” 강주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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