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씁쓸한 마음
고은찬의 비서가 심재이 앞에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심재이 씨, 대표님께서 전해드리라고 하신 선물입니다.”
심재이의 눈가에 짙은 불쾌감이 스쳤고 미간이 단단히 좁혀졌다.
‘정말 병이 있는 사람 같네.’
예전에 자신이 고은찬을 위해 피아노를 포기하고 그로 인해 강주영이 크게 실망하고 화를 냈던 일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대놓고 선물을 보내는 건 무슨 의도인가.
결국 강주영을 더 화나게 만들어 학교에서 피아노를 못 치게 하려는 게 아닌가.
고은찬은 언제나 자기 생각만 하고 그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 순간, 심재이의 눈가에 매서운 기운이 번졌다.
“분명히 말했어요. 더 이상 선물 보내지 말라고요. 아무리 많이 보내도 받지 않을 거고 제 결정은 변하지 않아요.”
비서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심재이 씨, 저는 대표님이 시키신 일만 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 말씀으로는... 심재이 씨가 만나주지 않으면 매일 선물을 보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직접 만나주실 때까지요.”
‘미친 거 아니야.’
심재이가 속으로 이를 갈았다. 비서가 곤란해하는 걸 보니 그에게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고은찬의 막무가내가 계속된다면 정말로 학교에 있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심재이는 비서가 들고 있는 장미와 명품 가방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같이 갑시다. 고은찬 만나러.”
비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이며 심재이 뒤를 따라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학생들 사이에서 다시 웅성거림이 일었다.
“내가 맞혔네. 심재이가 고은찬을 용서했잖아. 세상에 이런 로맨틱한 공세를 거절할 여자가 어딨어?”
“나도 심재이가 얼마나 잘난 척하나 했더니 다 계산된 행동이었네. 그러니까 재벌 아들 줄을 잡았지.”
웃음과 비아냥이 뒤섞인 목소리가 복도에 퍼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설의 눈빛이 질투로 번쩍였다.
‘정말 어이가 없네. 그날 내가 고은찬한테 심재이가 학교 돌아오자마자 남자들 꼬신다고 말했을 때는 그렇게 화를 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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