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화 약속
“은찬이는 그리 쉽게 못 잊을 거야.”
고태훈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그의 눈빛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고 찻잔을 쥔 손가락에는 미세하게 힘이 들어갔다.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법이었다.
임미연은 고태훈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채 못마땅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심재이가 우리 집에 시집오면 뭐가 그렇게 좋은 건지. 그리고 아까 은찬이가 말하길 당신이 재이는 은찬의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면서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설마 디자인 좀 한다는 이유뿐인 건가요? 능력 있는 디자이너는 많잖아요. 은찬이를 도울 사람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왜 꼭 심재이여야만 해요?"
“아버지가 재이를 좋아하고 또 재이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고 계시니까.”
“미안한 마음이요?”
임미연은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갸웃했다.
“심석훈 씨는 예전에 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어. 그리고 그때 입은 부상 때문에 건강이 나빠졌고 그로 인해 돌아가시는 시기가 앞당겨졌지. 그래서 아버지는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거야. 아버지는 만약 다친 게 본인이었다면 심석훈 씨는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재이가 의지할 사람 없이 남겨지지도 않았을 거라고 말하셨지. 그 죄책감에 아버지는 심석훈 씨에게 재이를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하셨고 재이가 결혼하면 케이 그룹 지분 5%를 혼수로 주시겠다고 하신 거야. 평생 부족함 없이 살도록 말이지."
“5%나 준다고요?”
임미연은 입이 떡 벌어졌고 믿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
현재 케이 그룹 지분 구조는 고태겸이 40%, 고태훈이 20%, 고 어르신이 30%, 나머지 10%는 다른 주주들의 몫이었다. 만약 재이가 5%를 받는다면 정식 주주가 되는 셈이었다.
“아니... 아버님은 제정신이에요? 어떻게 그런 약속을 하실 수가 있죠? 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이 얘기는 어떻게 알았어요?"
고태훈의 눈에는 어두운 빛이 스쳤고 그는 시선을 떨군 채 담담히 말했다.
“심석훈 씨가 위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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