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재회한 스승과 제자
강주영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태겸을 빤히 바라보았다.
친한 친구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고태겸은 객관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남자였다. 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모난 데 없이 착하고 거기다 돈까지 많으니까.
정말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그런데도 아직 안 넘어왔단 말이지? 어떤 사람인지 벌써 궁금하네.’
하지만 늘 무뚝뚝한 얼굴이던 고태겸이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미소 짓는 걸 보니 크게 걱정할 사람은 아닌 듯했다.
“사람들이 그새 많이도 찾아왔네요?”
고태겸이 병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꽃다발과 선물을 보며 물었다.
“다 내 제자들이지 뭐. 아프다고 하니까 콩쿠르 연습도 내팽개치고 찾아왔어. 정말 못 말린다니까.”
강주영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다 뭔가가 떠오른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애들 얘기하니까 예전에 가르쳤던 제자 한 명이 갑자기 떠오르네. 그 애는 내 자부심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한 아이였어. 너랑 네 엄마를 제외하고 피아노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애는 그 애 딱 한 명이었거든. 심지어 너랑 네 엄마보다 더 실력이 뛰어난 것 같기도 했어.”
강주영은 안타까움과 실망감이 가득 묻어있는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계속 피아노를 쳤으면 분명히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피아니스트가 됐을 아이야. 그런데... 갑자기 포기해버렸어. 내가 그때 얼마나 화를 냈는지 아니? 그토록 화를 낸 건 그때가 처음이었을 거야. 지금도 그 애 생각만 하면 안타깝고 아쉬워.”
병실 밖에서 모든 걸 듣고 있던 심재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케이크 상자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고 꽃다발을 쥔 손은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떨렸다.
강주영에게 너무 미안했다. 너무나도 미안해서 가슴이 다 아릴 지경이었다.
“심재이?”
그때 등 뒤에서 웬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재이는 서둘러 눈물을 닦아내고는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희연아...”
“하! 정말 너 맞네?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강희연은 심재이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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