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진심
고태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택을 했으면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지.”
심재이는 두 손을 꽉 맞잡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맞아요. 지금 이런 상황이 된 것도 다 제 업보죠. 사실 교수님을 만나면 눈을 마주치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교수님 얼굴을 보니까 고개가 절로 내려갔어요. 저한테 실망했다는 거 잘 알아요. 저를 절대 용서하지 않으실 거라는 것도 잘 알고요. 그래서... 그래서...”
심재이는 목이 막히는지 억지로 고개를 들며 눈물을 꾹 참아냈다.
고태겸은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용서해주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지? 제대로 얘기해본 것도 아니잖아. 지레짐작하고 뒤로 물러서기만 하면 될 것도 안 돼. 점점 더 위축되기만 할 거야.”
심재이는 빨개진 눈을 깜빡이며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저 때문에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다시 피아노를 치고 싶어?”
고태겸이 물었다.
심재이는 그를 바라보며 힘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시작할 용기는 있으면서 스승님한테 제대로 사과하고 말씀드릴 용기는 없어?”
심재이는 순간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았다.
그녀는 뭔가 깨달은 듯 진심을 가득 담아 감사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요, 삼촌. 저를 용서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부딪쳐볼래요. 저는 여전히 피아노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고태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세하게 미소만 지어 보였다.
“삼촌, 그래서 말인데...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심재이가 조심스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고태겸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다 안다는 듯 먼저 얘기했다.
“이틀 뒤에 이모가 퇴원하고 나면 같이 찾아뵈러 가줄게.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고태겸도 보고 싶었다. 과거를 떨쳐내려는 그녀의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심재이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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