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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충격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한 심재이가 세면대를 붙잡고 몇 번이나 토를 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입술을 꾹 깨문 심재이가 고개를 숙였다. 마음이 씁쓸하게 아픈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몇 년의 감정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리가 없었다. 조수찬의 말에 심재이는 고은찬이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야 하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소유나가 보낸 그 사진은 그런 작은 희망마저 산산이 부숴버렸다. 그동안 마음이 약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심재이는 생각했다. 아니면 지금쯤, 그녀는 더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 뻔했다. 소유나는 정말이지 상상 이상으로 비열한 여자였다. 자신을 폄하하는 이런 추악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차라리 솔직하게 고은찬을 좋아한다고 얘기했다면 심재이는 오히려 그 용기를 높게 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심재이에게 소유나는 그저 음침한 곳에 있는 쥐 같은 존재였다. 보기만 해도 더럽고 징그럽기 그지없었다. 심재이는 소유나의 모든 연락처를 삭제한 후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몇 번이고 손을 다시 씻고 나서야 끔찍한 더러운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았다. 티슈 몇 장을 뽑아 손을 닦고는 옆에 놓인 휴지통에 던져버렸다. 더러운 쓰레기는 이미 버리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다시 주울 필요는 없었다. ...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눈을 뜬 고은찬은 숙취로 인해 두통이 미간을 찌푸렸다.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누르고 싶었지만 오른팔이 뭔가에 눌려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의 팔을 베고 누운 소유나가 보였다. 알몸인 채로 그의 품에 안긴 소유나의 모습에 고은찬이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숙취와 졸음이 한순간에 사라져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은찬은 다급히 고개를 숙여 몸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 역시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재빨리 소유나가 베고 있던 팔을 빼내 침대맡에 놓였던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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