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그 말에 고민재의 두 눈이 반짝였다.
방금 전까지 떠올랐던 이 익숙한 기분은 마치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때도 그는 막 실험실에 들어와 모든 게 서툴렀고 뭘 하든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고 실수도 잦았다.
다행히 권해솔이 그를 이끌어주었고 아니었으면 지금쯤 그는 뭘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험이 한창 진행되던 중, 권해솔이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이미 대부분의 직원은 퇴근했고 남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실험에 몰두 중이거나 권설아의 일을 대신 처리 중이었다.
“여기, 권해솔 씨 누구예요?”
깔끔하게 정장을 갖춰 입은 한 여자가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저예요.”
권해솔이 손을 들어 조용히 대답했다.
“원장님께서 찾으세요. 15층 306호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실험실 소속이라는 건 확실해 보였다.
권해솔은 고민재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실험실을 나섰다.
그런데 막 문을 나서려던 순간,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
상대는 다름 아닌 박은정이었다.
다행히 권해솔은 순발력 있게 몸을 틀어 피했고 박은정 역시 눈치채지 못한 듯 반대편 실험실로 사라졌다.
권해솔은 문 옆에서 조심스레 시간을 끌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잦아든 걸 확인한 후에야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로비를 지나가며 은밀히 박은정과 다른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운 좋게 실험에 대한 내용을 나누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특별히 건질 만한 정보는 없었다.
‘일단 원장님부터 뵙고 오자. 이 일은 나중에 처리해도 늦지 않겠지.’
권해솔이 생각을 정리하며 안내 데스크에 도착했을 때 가장 피하고 싶었던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현수 오빠, 굳이 이런 선물까지 안 챙겨줘도 되는데.”
권설아의 들뜬 목소리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고 그 한마디에 모든 직원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렸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방금 그거 봤어? 분홍 다이아래. 저 정도 색이면 아무리 못 잡아도 억 단위는 넘겠다.”
“그 크기면 최소 4억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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