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다음날, 임지현이 용기를 내어 출근하겠다고 말했을 때 육현재는 의외로 흔쾌히 동의했다.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거절당하거나 반박당할 각오를 했고 심지어 마음속으로 뒤이어 꺼낼 변명까지 준비해 두었는데 이렇게나 쉽게 허락할 줄은 몰랐다.
아침에 출근할 때 두 사람은 여전히 같은 차를 탔다.
차가 회사 지하 주차장에 들어선 뒤 내리기 전 임지현은 조금 망설였다.
그녀는 회사에서 둘의 부부 관계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왜, 나랑 같이 들어가기 싫어?”
육현재는 임지현의 속내를 꿰뚫어 보았다. 나른한 웃음기를 머금은 목소리는 조금도 불쾌하게 들리지 않았다.
“내가 네 남편인 걸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게 싫어?”
“싫은 게 아니라...”
임지현은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을 마주한 채 진지하게 말했다.
“동료들이 내가 당신 아내라는 걸 알게 되면 앞으로 일할 때 많이 신경 써줄 거야. 난 내 능력으로 자리를 잡고 싶어.”
“그래, 네 말대로 해.”
피식 웃으며 뱉는 말에 애정이 섞여 있었다. 아내 말이면 다 듣는 ‘아내 바보’ 같아서 남들이 보는 완벽한 남편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졌다.
“참, 비서실 유 팀장은 전에 나와 만난 적이 있어서 우리 사이를 알아.”
임지현이 덧붙이며 말했다.
“회사에서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해.”
“걱정하지 마.”
육현재는 무심하게 대답하며 손가락으로 무릎을 톡톡 두드렸다.
“네가 오면 그 여자는 일 그만둘 거야.”
임지현은 남자를 바라보며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처럼 대화하는 게 어렵지 않고 오히려 뭐든지 쉽게 넘기는 게 정상적인 사람 같았다. 집착하고 살벌하며 모든 걸 통제하려는 모습이 아니었다.
임지현은 이게 자신의 착각이 아니길 바랐다.
육현재가 먼저 차에서 내려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 직접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먼저 들어가. 지각하지 말고.”
그는 느긋하게 말하며 손목시계를 흘깃 보았고 말투에는 적당한 재촉이 담겨 있었다.
임지현은 그의 시선을 따라 시간을 확인하고서야 출근 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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