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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밤은 점점 깊어 갔다. 유 비서가 사다 놓은 저녁 식사는 병실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고 임지현은 손도 대지 않았다. 속은 텅 비어 있었지만 도무지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저녁 여덟 시,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아이의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왜 집에 없어요? 이윤이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이윤아, 집에 왔어?” “네. 오늘 할머니가 데려다주셨어요.” 아이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임지현은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엄마, 왜 그래요? 엄마 우는 거예요?” 이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아, 아니야. 엄마 안 울어. 그저 눈에 모래가 좀 들어갔을 뿐이야.” 그녀는 말을 하며 눈물을 닦았지만 목소리는 이미 심하게 잠겨 있었다. “이윤이가 엄마 눈 불어 줄게요. 후...” 곧바로 이윤이가 입김을 불어 넣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 괜찮아졌어. 우리 착한 이윤이 고마워.” 임지현은 코를 크게 훌쩍이며 간신히 눈물을 그쳤다. “이윤아, 오늘은 할머니랑 같이 자면 안 될까? 엄마가 지금은 집에 못 가.” “싫어요. 이윤이는 엄마랑 있어야 해요.” 전화기 너머로 이윤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이윤이는 사내대장부라서 울면 안 되지?” 임지현은 휴대폰을 꼭 쥐고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엄마가 오늘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 그래. 엄마 말 잘 들어서 엄마가 걱정 안 하게 해 줄 수 있어?” 임지현은 목소리를 애써 가다듬으며 슬픈 기색이 드러나지 않도록 애썼다. “그럼 이윤이는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이윤이는 훌쩍이며 마지못해 대답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임지현은 온몸에 관을 꽂은 채 병상에 누워있는 육현재를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 눈시울을 붉혔다. “당신 나한테 약속했던 건 다 지켰잖아. 이번엔 내가 당신한테 부탁할게, 응?” 임지현은 육현재의 손을 들어 자신의 뺨에 살며시 붙였다. “육현재, 제발 깨어나 줘. 당신이 깨어나기만 하면 난 뭐든 다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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