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한유설은 온시열에게 안긴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온... 온시열 씨, 저 이제 술도 다 깼어요. 그러니까 내려주세요.”
이런 행동은 너무 친밀해 보였기에 그녀는 급히 온시열을 말렸다.
하지만 온시열은 여전히 차분하고 신사적인 표정만 지을 뿐, 한유설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신고 있던 건 하이힐. 함부로 움직이다간 잘못하면 발목이라도 삘까 두려웠다.
온시열은 한유설을 안은 채로 2층 침실로 향했고 조심스레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한유설은 곧장 침대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온시열 씨, 저 정말 괜찮아요. 혼자 돌아갈 수 있어요.”
그의 눈빛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흐르는 기묘하고 음울한 기색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온몸에서 풍겨 나오는 위협적인 분위기, 한유설은 그제야 이 상황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잔뜩 긴장한 한유설은 온시열과 눈을 마주치며 조금씩 뒤로 물러섰다.
“그... 이건...”
그러자 온시열은 더 가까이 다가오며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심해원이랑 같이 살고 있는 거예요?”
한유설은 어리둥절한 채 고개를 끄덕였지만 왜 그런 걸 묻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해원 말고 저랑 같이 있어요.”
그 말에 한유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금 뭐라고 한 거지?’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온시열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한유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경악과 혼란에 휩싸인 채로 그를 바라봤다.
곧 온시열은 속삭이듯 말했다.
“제가 너무 늦은 것 같지만 이제라도 말해야겠네요.”
“유설 씨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제 곁에만 있어 주세요.”
온시열의 말은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한유설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지만 애써 정신을 차린 뒤, 단호한 말투로 거절 의사를 비쳤다.
“안 돼요! 저와 심해원 씨는 이미 사귀고 있어요. 그리고 두 분은 친구잖아요! 이건... 이건 말도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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