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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전날 밤, 한유설은 조정욱이 물으면 얼른 손을 번쩍 들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지난번 윤세희가 적극적으로 손을 들자 조정욱은 오히려 조용히 서 있던 자신을 수영 담당으로 뽑았으니, 이번에는 반대로 행동하면 분명히 안 뽑힐 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사람을 고르는 이는 조정욱이 아니라 오은지였다. 오은지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뽑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만약 여기서 손을 들었다가 정말로 뽑히면 어쩌지 싶었다. 오은지의 시선이 유다정을 향했다. 유다정은 머리를 푹 숙였다. 새 도우미든 오래된 도우미든 모두가 눈에 희망을 가득 담고 오은지를 바라봤다. 작년에도 해외에 다녀온 유다정은 간신히 해고를 면했으면서도 당연히 또 가야 한다는 표정이었다. 반면 한유설은 교실에서 선생님 눈 피하는 학생처럼 굳어 서서 바닥만 봤다. 그 모습이 우스운지, 오은지는 속으로 웃음이 났다. 가고 싶은 건지, 싫은 건지 도무지 모르겠는 표정이다. 최근 불미스러운 소문도 없던 걸 보면 나름 새사람이 된 모양이다. “이번에는 윤세희 씨가 다녀와요.” 윤세희는 기쁨을 감추느라 애를 썼다. 혹시라도 오은지가 마음을 바꿀까 봐 말이다. 오은지가 한유설 쪽으로 걸어오자 그녀는 숨도 쉬지 못했다. 다행히 그녀가 멈춘 곳은 송우영의 앞이었다. “송우영 씨 맞죠? 지난번 신입 도우미 보너스 받은 사람이 우영 씨라고요?” 송우영이 반짝이는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영 씨도 같이 가요.” “감사합니다.” 송우영은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전용기를 타고 안전하게 해외 휴가를 따라가는 혜택이라니, 이 별장의 복지가 새삼 대단했다. 오은지는 마지막으로 한유설을 한번 훑어봤다. 가고 싶은지, 싫은지 여전히 표정이 읽히지 않는다. “좋아요, 그럼 이렇게 결정할게요.” 몸을 돌리던 오은지는 옆눈으로 한유설이 살짝 한숨 돌리는 것을 보았다. 걸음을 멈춘 그녀는 윤세희를 바라보다가, 문득 얼마 전 윤세희가 송우영을 곤란하게 했던 일이 떠올랐다. 두 사람을 같은 팀으로 두는 건 영 아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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