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시간이 흘러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어느 한 도우미와 이미 입을 맞춘 한유설은 수고비 얘기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사실 그렇게나 아까운 기분은 들지 않았다. 여하간에 도우미가 일한 만큼 주는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심해원이 그 도우미에게 화풀이할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다. 애초에 심해원은 그런 성격이 아니었을뿐더러 그녀가 이런 일을 꾸몄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도우미에게 화풀이하지 않을 것이었다.
다만 도우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갑자기 한유설이 자신에게 심해원의 저녁을 챙겨주라고 하는지 말이다. 궁금함을 참지 못한 도우미가 물었다.
“요즘 심해원 씨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 그래요?”
한유설은 고개를 저은 후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심해원 씨가... 절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부탁 좀 할게요.”
그제야 이유를 알게 된 도우미는 이 사실을 집사에게 들키면 벌금을 물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만약 집사님께서 아시게 된다면...”
한유설은 그녀를 향해 걱정하지 말라는 어투로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집사님께서 알게 되신다고 해도 모든 책임은 제가 질 거니까요. 만약 정말로 벌금을 물으라고 한다면 제게 말씀해 주세요. 제가 그 돈을 드릴게요.”
도우미는 그녀와 며칠간 가까이 지내면서 그녀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유설은 줄곧 자기 일을 열심히 했고 다른 도우미에게 난처한 일이 생기면 묵묵히 도와주곤 했다. 그랬기에 도우미는 한유설을 믿고 있었고 한유설의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었다.
저녁 시간이 되자 한유설은 백도운의 방으로 저녁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우주한의 방으로는 마지막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백도운은 마침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녀가 음식을 들고 들어갔을 때도 그는 여전히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백도운의 방에서 나온 그녀는 카트를 밀고 이번에는 온시열의 방으로 갔다. 온시열은 그녀를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요즘 통 집중을 못 하는 것 같던데... 많이 힘들어요?”
걱정이 가득 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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