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한유설은 갑작스럽게 가까워진 거리에 뒷걸음질을 쳤다.
“보, 보상이라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녀에게는 나쁜 습관이 있었다. 긴장하거나 당황하기만 하면 말을 더듬는 습관이었다. 지난 생에서도 지금도 고쳐지지 않았다. 우주한은 그녀의 허리를 확 끌어당겼다. 마치 이성을 잃고 그녀에게 키스할 것처럼 말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렸다. 시선을 내리깐 그는 그녀의 입술에 시선을 고정했다.
“키스하고 싶어요.”
한유설은 그의 품에서 버둥거리다가 들리는 목소리에 얼굴이 화르륵 붉어졌다.
“우, 우주한 씨, 일단 내려주세요. 저희 이미 약속하셨잖아요. 4개월 뒤에...”
우주한은 그녀의 입에서 ‘저희'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다. ‘저와 우주한 씨'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는 아주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새 그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어졌다.
“그래도 기대할 것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으면... 한 달조차 참지 못하고 유설 씨를 덮쳐버릴 거예요.”
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대체... 왜 다들 날 유혹하려고 안달 내는 거야.'
한유설은 이렇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분명 둘 중 누군가 먼저 이성을 잃을 것이었다. 결국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그녀는 두 사람을 말릴 방법을 몰랐다. 여하간에 살면서 단 한 번도 연애해 본 적 없었으니까. 게다가 두 사람은 모두 키가 크고 몸도 건실했다. 여자 문제도 복잡하지 않았을뿐더러 그녀 또한 욕구가 있는 사람이었던지라 두 사람의 유혹에 안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저 겨우 남은 이성으로 버티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듯 그녀를 유혹하고 있으니 그녀는 너무도 힘들었다.
우주한은 그녀가 들고 있던 작은 쇼핑백을 옆으로 놓아두고 요구를 말했다.
“매주 뽀뽀하게 해줘요.”
한유설은 허락하지 않았다.
“안, 안 돼요.”
그러자 우주한은 어느새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유설 씨가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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