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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모두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지만 진서후의 얼굴만은 예외였다. 그의 표정은 유독 굳어 있었고 분한 듯 이마에는 핏줄이 도드라졌으며 입꼬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는데 분노를 억지로 참고 있는 게 한눈에 보였다. 나는 담담하게 웃으며 직원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몇 마디 하지도 못했는데 진수혁이 나서서 직원들을 전부 돌려보냈다. 오늘 야근은 없지만 맡은 일은 전부 끝내고 가라고 했다. 저녁 회식을 위해 직원들 모두 의욕이 넘쳤다. 성다예는 달려와 나를 와락 끌어안고 내 볼에 크게 뽀뽀를 한 뒤 히죽 웃었다. “퇴근 후에 봐. 유나야!”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사무실에는 다시 나와 진수혁만 남았다. 나는 정한수 대표님이 사인한 계약서를 내밀며 허리를 쭉 폈다. “삼촌, 제가 할 수 있다고 했잖아요!” 계약서를 훑어보는 진수혁의 눈빛은 호수처럼 깊었는데 그의 시선 한 번에 봄바람에 스친 듯 마음이 흔들렸다. “물론 알지. 유나 정말 잘했어. 이제는 혼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겠네.” “아니에요. 이번엔 그냥 우연이에요. 운이 좋았던 거죠. 다음에 더 큰 일이 생기면 또 삼촌의 도움받아야 할 거예요.” 전생에 정한수 대표님의 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에 이번 생에서는 이렇게 순조로웠다. 진수혁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겸손한 척 하는 거야?” 나는 얼른 머리를 감싸 쥐었다. “삼촌, 이제 알겠어요! 제 머리가 기름 지는 게 다 삼촌 때문이에요!” “그럼 내가 샴푸값 낼게.” “아. 그래도 머리 감는 건 너무 귀찮아요!” 여자에게 중요한 건 샴푸 값이 아니라 긴 머리를 감고 말리는 그 과정 자체였다. 피식 웃는 진수혁의 두 눈이 별처럼 빛났다. “그럼 유나는 내가 머리 감겨 주길 원하는 건가?” 그의 눈동자 속에는 작은 내 모습이 또렷하게 비쳤다. 내 얼굴은 또다시 화끈 달아올랐다. “삼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전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제발 이상한 소문 만들지 마세요.” 진수혁이 내 머리를 감겨 준다니 그건 거의 SF 영화 수준이었다. 그는 입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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