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그럴 수는 없죠. 제 부주의 때문에 계약에 문제가 생긴 거라 저도 최대한 만회하고 싶어요. 다른 건 더 바라지 않고 다시 우리 회사와 협업해 주시기만 하면 돼요.”
계약 이야기가 나오자 정한수 대표님은 뭔가가 떠오른 듯 이마를 '탁' 쳤다.
“아, 맞아. 계약 건도 있었지. 새 계약서는 준비됐어? 지난번 계약서 그대로여도 괜찮아.”
나는 서둘러 서랍에서 이미 정확하게 수정해 둔 계약서를 꺼냈다. 막 건네려는 순간 정한수 대표님은 내용도 보지 않고 바로 받아들고 사인을 해 버렸다.
나는 깜짝 놀라 말했다.
“대표님, 이번에도 계약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되지는 않으세요?”
“문제가 생기면 어때?”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온 비서가 나에게 베푼 은혜가 얼마나 큰데.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할게. 앞으로 온 비서가 직접 건네는 계약서라면 전부 사인할 거야!”
그 말에 나는 입을 떡 벌렸다. 사실 나는 그저 협업만 다시 이어지길 바랐을 뿐이었는데 설마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사인 된 계약서를 받아 들고 다시 카드를 돌려주려 했지만 정한수 대표님은 끝까지 받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고는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겠다고까지 했다.
그 사이 회사 직원들도 대부분 몰려와 구경하며 문에 바짝 붙어 귀를 쫑긋 세우고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 들으려 애쓰고 있었다. 사람들 속에서 성다예는 내게 눈짓을 보내며 몰래 엄지를 치켜세웠다.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때 곧게 뻗은 몸으로 강한 존재감을 자랑하며 진수혁이 들어왔다. 뒤에서 구경하던 직원들이 그의 배경처럼 보일 정도였다.
진수혁은 문을 닫자 문밖에서는 아쉬움 섞인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나는 곧장 진수혁의 곁으로 가서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한 뒤 카드를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대표님, 저 대신 정 대표님께 돌려주세요.”
정한수 대표님은 정중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 대표님, 우리도 오래 협업해 온 사이잖아요. 이건 온 비서님에게 주는 제 작은 성의이니 절대 돌려주지 마세요. 안 그러면 저 화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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