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무슨 말?”
“채소 많이 먹으면 건강해지고 쓸데없이 참견 안 하면 더 믿음직스럽다는 말.”
나는 성다예를 억지로 끌고 갔다.
성다예는 뭐든 떠벌리길 좋아하는 친구라 특히 이런 자극적이고 화제성 있는 일이라면 더더욱 입이 근질거려서 어떻게든 퍼뜨리고 싶어 했다. 나는 애써 말리고 달래서 겨우겨우 막아둔 상태였다.
집에 돌아갈 때쯤엔 이미 어둑어둑해졌다.
마침 오늘은 부모님도 쉬는 날이라 어디 나갔다가 들어왔는지 지금은 힘없이 소파에 기대어 늘어져 있었다.
물어보니 산에 다녀왔다고 했다.
부모님은 시간이 나면 종종 등산을 즐기셨다.
예전에는 진씨 가문과 우리 집이 함께 모여 여섯 명이 이런저런 모임도 자주 했었는데 얼마나 떠들썩하고 화목했는지 모른다. 그때는 마치 진짜 한 가족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약속도 못 잡는다.
그건 지금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때 핸드폰이 울리며 성다예가 연달아 문자를 보내왔다.
[나 찾았어. 찾았다고.]
[오늘 신서영이랑 같이 있던 그 남자, 우리 학교 체대 출신이야. 진서후보다 훨씬 잘생겼고 근육질이 장난 아니더라.]
[그런데 여자 친구도 있는 놈이야.]
신서영이 바람피운 남자가 한둘이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던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성다예에게 제발 이런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주말은 그렇게 후딱 지나갔고 어느새 출근 날이 다가왔다.
며칠간의 교육을 받으면서 업무를 꽤 익혀 이제 한다은도 여러 가지 일을 내게 맡기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와는 반대로 진서후와 성다예는 늘 한가롭고 유유자적하게 지냈다.
두 사람은 남들이 가지 않는 구석에서 친밀한 행동을 하거나 자주 밖으로 나돌고는 했다.
게다가 진서후가 진수혁을 자기 작은아버지라고 떠벌리고 다닌 탓에 회사 사람 중 감히 뭐라 하는 이가 없었다.
학교에선 두 사람의 일로 온통 시끄러웠지만 회사 사람들은 학교 사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에 이 일은 가십거리에도 오르지 않았다.
이제 진서후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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