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만약 게으름 피우고 있는 모습이 발각된다면 무릎 꿇고 진수혁에게 빌어도 소용없을 거였다.
신서영은 아직 보지 못해서 뭘 하고 있는지 몰랐다.
별로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만약 신서영 뱃속 아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죄인이 될 거였기 때문이다. 설령 게으름 피우고 있다 해도 모르는 척해야 했다.
진서후는 화풀이할 곳이 없는지 나를 보자마자 시비를 걸었다.
“근무시간에 여기저기 왜 돌아다니는 거야. 삼촌한테 말할까?”
나는 어이가 없어 어깨를 으쓱였다.
“화장실 다녀오는 게 뭐 어때서? 넌 설마 온종일 화장실도 안 가는 거야?”
“화장실 다녀오는 건지 어떻게 알아.”
이때 생산팀 부장이 앞에서 소리쳤다.
“서후 씨, 얼른 물건 안 가져오고 뭐 해요.”
진서후가 허리를 굽신거리면서 말했다.
“곧 갈게요.”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그를 격려하면서 말했다.
“열심히 해. 정직원이 되어야지.”
진서후는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정직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면서 물건을 챙겨 앞으로 걸어갔다.
뭔가 암시하는 듯한 말투에 나는 잠깐 미간을 찌푸렸지만 딱히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얼른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 뒤로는 다 평소랑 똑같았고, 어느새 주말이 다가왔다.
유성민의 콘서트는 저녁에 열릴 예정이었다.
늦잠 자고 일어났더니 엄마 아빠는 없었고, 테이블 위에는 메모 하나가 붙어있었다.
[유나야, 엄마 아빠 회사 워크숍 다녀와야 해서 알아서 아침밥 해 먹어.]
냉장고를 확인해보니 달걀과 채소가 좀 있길래 채소 달걀 볶음밥을 해 먹기로 했다.
밥 다 먹고 나서 볼록 튀어 오른 배를 만지며 침대에 누워 SNS를 구경했다. 요즘은 일 때문에 바빠서 SNS를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아직 진서후와 신서영을 삭제 안 한 상태라 SNS를 열자마자 그 둘이 애정을 과시하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신서영이 손가락에 낀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자랑하고 있길래 아예 둘 다 차단해 버렸다.
오후쯤 진수혁이 나한테 문자를 보냈다.
[준비 다됐어? 지금 출발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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